어느 날,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한 아이가 조심스레 말했어요.
"나는 엄마가 외국인이야...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잘 못 놀아."
초등학교 2학년, 그 조그마한 어깨에 벌써 외로움이 올라앉아 있더라고요.
이 아이의 엄마는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여성이었어요. 아빠는 건설 현장, 엄마는 식당에서 하루 종일 일해요. 아이들은 방과 후 곧장 지역아동센터로 와서 저녁까지 밥 먹고 집에 돌아가죠. 돌봄이 필요한 시간, 센터가 이 아이들의 유일한 '집'이자 '위로'였습니다.
다문화가정, 늘어나는 숫자만큼 늘어난 상처
국제결혼으로 형성된 다문화가정은 매년 증가하고 있어요. 2024년 기준 한국 전체 초 중 고 학생 중 약 3.6프로가 다문화가정 출신입니다. 이 비율을 매년 꾸준히 늘고 있어요. 하지만 학교 내에서 ‘다름’은 여전히 ‘차별’이 되기도 해요. 특히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놀림을 받거나, 한국어가 조금 서툰 엄마 때문에 학교 행사에 참여가 어려워 소외되는 경우도 많죠.
학교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지금은 교육청 주도로 다문화 정책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도 늘어났고, 교사들도 다문화 감수성 교육을 받으면서 변화하고 있어요.
다문화가정 자녀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교우관계와 소외감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나는 엄마가 외국인이라서 놀림받았어”라고 말할 때, 마음이 참 아팠는데요. 과연 지금 우리 학교는 이 아이들을 위해 어떤 교육을 하고 있을까요?
다문화교육 접근 방식 - Banks의 4단계 이론(변화의 흐름)
미국교육학자는 다문화교육을 단순한 문화소개 수준에서 벗어나 학생의 사고방식과 사회참여로 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다문화교육을 4단계 접근법으로 설명했습니다.
- 제1수준: 기억적 접근법 - 전통 문화나 기념일을 소개하는 방식 (예: 세계 음식 체험의 날)
- 제2수준: 부가적 접근법 - 기존 교과에 문화 요소를 덧붙이는 방식
- 제3수준: 변혁적 접근법 - 다양한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게 하는 수업 (예: 왕따에 대한 토론)
- 제4수준: 의사결정 및 행동 접근법 - 친구 돕기 캠페인, 프로젝트 등 실제 행동 유도
복지보다 더 필요한 건 친구 한 명
그럼 지금 한국 학교는 어디쯤일까요? 아직 많은 학교가 1~2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지만 희망적인 사례도 있어요
국가 차원의 지원은 많이 늘었어요. 교육비 감면, 심리상담, 멘토링, 부모 대상 한국어 교육과 정착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이 있지만, 이 아이들이 진짜 바라는 건 친구 한 명, 그리고 “너도 소중해”라고 말해주는 어른 한 명입니다.
사례 1. 충남 C초등학교 - 마음의 문을 여는 교육 (다름을 자연스럽게 경험으로)
충남의 한 작은 도시에 위치한 초등학교에는 교육부의 다문화정책학교로 지정되어 다문화가정 학생을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 아침독서와 논술 수업으로 기초 학습력 강화- 언어적 지원부터 학습보조까지 촘촘한 교육역할로 읽고 말하는 능력을 키우면서 한국어 습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
- 방과 후 한글교육과 학력향상 교실 운영- 방과 후 국어 수학 중심으로 부충학습 진행.
- 한국문화이해 교육과 체험 활동- 한옥마을 박물관, 제주도체험학습 : 단순히 가는 게 아니라, 보고, 듣고, 만지며, 문화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하는 것.
- 홈스테이 및 기부활동을 통한 편견 극복: 몽골어린이 돕기, 신생아 모자 뜨기 등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모므로 배우는 활동도 배우고 있어요. 가종과 공동체를 잇는 홈스테이활동으로 다문화 가정과 일반 가정학생이 서로의 집을 방문해 함께 식사하고 숙박을 해보는 활동입니다. 문화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면서 편견을 걷고, 친밀감을 얻는 소중한 기회가 되죠
이 학교는 단순한 문화 소개를 넘어서,교육과정 자체를 변형하여 아이를 스스로 문제를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 하도록 하며, 유도하게하는 3~4단계 수준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례 2. 안산 H초등학교 - 관계 중심의 다문화교육(정서적 지지의 힘)
경기도 안산은 다문화인구 비율이 특히 높은 지역입니다. 이곳에 있는 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 학생비율이 40%를 넘는 특수성을 살려 함께 살아가는 법을 섬세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 찾아가는 다문화이해교육으로 소통 촉진
학부모 대상 다문화감수성 교육과 학교 행사 참여유도로 학교-가정 간의 신뢰를 쌓고 교육효과를 두 배로 높이고 있어요.
- 한국어 학습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 제공(주1회1)
자존감이 낮은아이, 말이 서툰아이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에요.
-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협력 프로그램 (전통놀이 수업, 문화축제 등)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전통놀이 강의, 지역 역사 수업 등이 운영되고, 아이들에게 " 다양한 어른과 함께 자란다" 라는 사회적 안정감을 줘요
아이들이 "우리 동네 모두가 선생님"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공동체 중심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Banks 이론으로 본 두 학교의 다문화교육
충남 C초, 안산 H초 모두 Banks의 변혁적 접근법(3단계) 이상을 실천하고 있어요. 단순 체험이 아닌, 문화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하며,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교육을 운영 중입니다.
맺으며
복지는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아요.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함께 걸어주는 학교의 실천이야말로 진짜 복지 아닐까요?
그 시작은 학교에서부터 그리고 아이들의 작은 '이해와 배려' 에서 부터 시작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