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자, 손녀를 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축하의 마음을 담은 선물을 준비하느라 분주했죠.
하지만 그 선물의 ‘내용물’은 모두 같지 않았습니다.
부자 할머니의 손에는 최신 스마트워치가 들려 있었고,
가난한 할머니는 아끼던 손수건을 곱게 싸서 내미셨습니다.
이 차이가 단순히 ‘돈의 차이’일까요? 아니요. 그 안에는 우리가 외면해온 노인의 빈부격차와 복지 문제가 깊게 스며 있습니다.
■ 사연 하나: “할머니, 시계 사줄 수 있어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 지훈이는 반 친구가 차고 온 스마트워치를 보며 집에 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할머니, 나도 저거 갖고 싶어요. 친구들은 다 있대요.”
지훈이를 키우고 있는 할머니는 자식 대신 손주를 맡아 키우는 ‘조손가정’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달 70만 원 남짓한 생계비로 생활하며 손주 학용품만으로도 빠듯한 현실.
“얘야, 우리 지훈이는 멋진 손편지 쓸 수 있잖아. 시계 없어도 잘하잖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날 밤 할머니는 마트 앞 시계 진열대에서 한참을 서성였다고 합니다.
■ 반면, 부자 할머니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같은 반 민지의 할머니는 손녀 입학식 날 백화점에서 산 최신 스마트워치를 직접 차게 해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민지야, 공부하다 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을 땐 여기 누르면 돼.”
민지의 할머니는 교직에서 퇴직 후 매달 안정적인 연금 수령 중입니다. 자식도 잘되어 있고, 자신은 주 2회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즐기며 손주의 교육비와 용돈을 아낌없이 지원합니다.
그녀에게 손주 선물은 ‘기쁨’이고, 누군가에겐 ‘고민’이 되는 이 현실.
바로 이곳에서, 노인의 빈부격차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 사랑은 같지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다릅니다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자, 손녀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은 그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됩니다.
- 한쪽은 고급 학용품 세트, 스마트기기, 문화체험까지 지원 가능 - 다른 한쪽은 문구점 앞에서 가격표를 보고 망설이는 현실
이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복지 시스템이 그들의 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입니다.
■ 빈부격차, 노인복지에서 왜 문제인가요?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OECD 최고 수준입니다.
기초연금만으로는 의료비, 주거비, 생계비조차 부족한 현실.
이러한 상황에서 손자에게 책 한 권, 색연필 하나 선물하는 일도 ‘사치’가 됩니다.
그 결과, **노인의 고립감과 소외감은 더 심해지고**, 자존감은 점점 무너집니다.
노인 복지가 단순한 ‘생활 보장’이 아닌 ‘관계 유지의 힘’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노인복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세요
복지는 단순히 생존만을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기본권’을 지켜주는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빈부에 따라 손자사랑의 방식이 달라지는 사회, 이것이 과연 ‘정상’일까요?
가난한 할머니가 눈치 보지 않고 손자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사회,
그게 바로 진짜 ‘복지국가’ 아닐까요?
마무리하며
누구나 노인이 됩니다. 그리고 모두가 손자, 손녀의 입학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2025년, 손자사랑법에도 빈부격차가 있다면 이제는 제도와 정책으로 그 틈을 줄여야 할 때입니다.
가난한 노인도 마음껏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 그 시작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행동입니다.